“대학 문화를 바꾸는 20년 대계” –교육중심대학에서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으로(1 부)
Text by blank:a Editorial Department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성균관대학교(SKKU)는 1398년 설립된, 국내 최고(最古)의 사립대학교 중 하나다. 성대는 1998년 최초로 대학 발전 계획인 Vision 2010을 구상했다. 교육중심대학에서 글로벌 연구중심대학으로 거듭나기 위해 성대는 삼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지속해서 재원을 확보했다. 또한, 글로벌 연구에 종사하는 교수들을 적극적으로 임용함과 동시에 뛰어난 연구자들을 영입하기 위해 우수한 연구 환경을 조성하였다. 2011년, Vision 2020을 본격 도입하고 세계 50대, 아시아 10대 대학교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러한 성대의 성공 비결을 알아보기 위해 기획조정처장이자 기계공학부 교수인 송성진 성균관대학부총장과 전략기획팀 임재환 과장을 만나 보았다.

 


팀 조직과 ‘THE’ 순위 상승의 공신

 

유아사 마코토
맡으신 역할과 부서에서 하는 일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송성진 부총장
기획 조정 담당 부총장입니다. 대학의 교육과 연구 발전, 산학 협동과 아울러 브랜드 활동까지 담당하고 있습니다. 발전에 필요한 투자 계획도 맡아 보고 있고요. 홍보팀도 제 소관입니다.

 

유아사 마코토
언론 보도를 통해 성균관대학교 순위를 많이 보게 되는데요. 한국에서 최고의 사립대학이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성대의 순위 상승이 부총장님 어깨에 달려있다고 봐도 무리가 없을까요?

 

송성진 부총장
실은, 임 과장님이 실무를 맡고 계세요. 저는 부총장으로서 책임이 있는 것이고요.

 

임재환 과장
제가 데이터 분석과 순위 분석 등을 맡고 있지만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브랜드 이미지라든가, 홍보 등은 다른 팀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송성진 부총장
대학평가 기관들이 내세우는 기준을 보면, 단일팀이나 개인이 모든 업무를 처리할 수는 없습니다. 전 대학 차원의 노력이 필요한 일이죠. 성대에는 기획, 예산, 홍보, 대학 정보 정량분석 등 네 팀이 있습니다.

 

유아사 마코토
부총장님께서는 실제로 지난 5년간 THE(Times Higher Education) 대학 순위를 현격하게 끌어올리셨습니다. 2012과 2013년 당시 성대 순위는 201-225위에 머물던 것이, 지금은 111위가 되었습니다. 대단한 도약이죠. 지난 5년간 교육, 연구, 인용 및 전체 평가 항목에 걸쳐 꾸준한 향상을 보였습니다.

 

송성진 부총장
저희 대학에는 10개년 발전 전략인 비전이 있습니다. 최초로 비전 2010을 구상한 것은 1998년이었지요. 삼성 측에서 자금 지원을 제안하고 1996년에 합류했습니다. 그 후 성균관대학교를 교육중심대학에서 연구중심대학으로 전환하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그때까지 우리는 학생들을 육성하고 교육하는데 전력을 다했지만 연구를 통해 새로운 지식을 창출하는 데는 관심을 쏟지 못했지요.

성대는 세계적인 연구중심대학이 되겠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1998년에서 2010년까지는 기초를 다지는 작업을 했고, 마침내 2011년 Vision 2020을 발표했습니다. 진정한 글로벌 선도 대학이 되기 위해, 세계 50위, 아시아 10위권에 들겠다는 구체적 목표를 세웠습니다. 삼성이 막대한 투자를 했고, 각 분야에서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지요. 우리 대학이 성장하는 데 중요한 추진력이 되었습니다.

 

유아사 마코토
발전의 초점이 교육에서 연구로, 다시 세계적 수준의 연구로 옮겨왔는데요. 쉬운 과정이 아니었을 거라 짐작합니다. 비전과 계획을 어떻게 추진하며 사람들을 독려해 오셨는지요?

 

송성진 부총장
잘 아시겠지만, 교육중심에서 연구중심의 대학으로 변모하려면 세계적 수준의 연구를 수행할 역량 있는 교수진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Vision 2010 발표 직후, 글로벌한 수준에서 연구를 진행한 교수진을 임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훌륭한 교수님들을 많이 모실 수 있었지요. 지금도 계속해서 우수 교수진 확대를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약 10년 전인 2011년경 교수진이 1,250명이었는데 지금은 1,450명 가량 됩니다. 그중 12% 정도는 해외 교수진이고요.  국내 교수진도, 국제적으로 긴밀하게 공조하는 분들을 임용하려고 합니다. 먼저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도 환영받는 분위기를 만들고 나서 해외 교수진을 초빙합니다. 순서가 바뀌어서는 안 되지요.

 

연구진 영입

 

유아사 마코토
영입은 공격적으로 하시는 편인가요, 아니면 연구자들에게 지원 기회를 주고 좋은 급여와 우수한 연구 시설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시나요?

 

송성진 부총장
다 합니다. 정말 훌륭한 연구자라면 얼마든지 세계 유수의 대학에 갈 수 있는데 왜 굳이 성균관대학교에 오겠습니까? 여기 오시도록 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지요. 성균관대학교는 탁월한 연구 환경과 조직을  제공합니다. 특히, 나노기술 같은 전략적 분야의 연구 허브를 실현하려고 합니다. 우리는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 the SKKU Advanced Institute of Nanotechnology)를 만들어 나노 연구자들에게 완벽한 환경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도 삼성의 지원이 있었습니다. 금전적인 측면은 때로 그리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한 영향력을 발휘할 결과를 낼 수 있는 연구 환경입니다. 성균나노과학기술원(SAINT)은 2005년에 설립되었고, 그 이전인 2000년에는 동아시아학술원을 세웠습니다.

성균관대학교는 620년에 이르는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성균관은 조선 시대 왕립학술기관으로, 공직에 나가기 위해서는 누구나 성균관을 졸업해야 했지요.

성대는 서울과 수원, 두 곳에 캠퍼스가 있습니다. 서울 캠퍼스에 동아시아학술원을 세웠습니다. 경제적인 이점은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우리의 유산이기 때문이지요.

 

임재환
한국 현대사상 가장 오래된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지켜나가는 일이지요. 삼성이 투자하기로 할 때 우리 대학의 오랜 역사도 큰 몫을 했지요.

 

연구 허브, 삼성과의 오랜 파트너십

 

아이 카노
나노기술 외에 다른 연구 허브가 있습니까?

 

송성진 부총장
2005년 나노 허브, 그 다음 바이오와 ICT 허브를 구축했습니다. 지금은 수원캠퍼스에 나노-바이오-정보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정보 기술)를 갖추고 있지요. 주로 자연과학 분야를 대상으로 합니다. 지금은 ACT (예술, 문화, 기술 융합)를 추진 중입니다.

 

유아사 마코토
이제 삼성과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송성진 부총장
삼성과는 역사가 깊습니다. 시작은 1996년이었지요. 이병철 삼성 선대회장님이 성균관대학교재단 이사장을 겸임하셨습니다. 고 이병철 회장님은 유교 사상을 받아들인 분으로, 교육과 연구의 가치, 그리고 유교의 미(美)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1956년에서 1978년까지 이 회장님의 지원을 받았고 이후 20년 동안은 소원했습니다.

대학이 발전하려면 반드시 투자가 필요하지만, 학생들은 가난하게 마련이고 등록금에만 의존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삼성이 굴지의 기업이 되자 사회공헌(CSR) 활동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다시 우리 대학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대학과 협력을 통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어 했고요.

 

임재환
사회 환원이지요. 교육은 국가의 미래를 이끌고 나갈 추진력이니 삼성 같은 큰 기업들이 여러 대학에 자원을 내놓으려는 것이지요.

 

송성진 부총장
삼성은 성대에 도서관을 기증했습니다. 현재 삼성도서관으로 불리고 있지요. 우리 말고도 연세대와 고려대에도 기부하고 있습니다.삼성은 거대 기업이라 우리가 직접적으로 도울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대학은 자율권이 있어 삼성이 감수할 수 없는 위험을 감당할 수가 있지요.

 

 

논문 피인용 점수 상승 핵심 교수진 확대

 

아이 카노
논문 피인용 분야 순위 상승이 교수진 임용이 성공한 결과라고 보십니까? 또, 경영구조 전환 이후, 이전 대학 관련자들이 기여하도록 어떻게 독려하고 계시는지요?

 

송성진 부총장
대학 사정을 아신다면 교수들을 억지로 움직일 수는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실 겁니다. 하지만, 강력한 연구 환경을 갖추고 역량 있는 교수들을 영입하면 결국 협력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SAINT 에는 일본의 스미오 이지마 교수와 스위스의 마이클 그라첼(Michael Grätzel) 교수를 비롯, 세계적인 나노 연구원들을 초빙하였습니다. 현재 공동 작업을 하고 있지요. 우리는 교수진 임용뿐 아니라, 전 세계 석학들 간 공동 작업을 촉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유아사 마코토
‘THE’ 대학평가에서 지난 5년간 성대의 논문 피인용 점수가 크게 높아졌는데요. 이를 위해 집중적으로 노력하신 건가요, 아니면 결과적으로 그렇게 된 건가요?

 

송성진 부총장
우리 대학에서는 현재 유망 분야의 연구 허브를 구축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나노기술, 바이오기술, ICT 같은 분야지요. 또한, 우리가 핵심 교수진이라고 부르는 최고의 교수진을 영입하기 위해 애쓰고 있어요. 현재 핵심 교수진이 전체 교수진의 8%를 차지하고 있는데 10%까지 끌어올릴 생각입니다. 핵심 교수진이 되려면 상위 1% 피인용(HCR: Highly Cited Researchers) 기준을 만족시켜야 하지요. 지난해 유수의 연구자 박남규 교수님이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 (Clarivate Analytics)에서 선정되었습니다. 2009년 영입한 분이지요. 우리 대학은 정말 우수한 분들을 영입하고 있습니다. 클래리베이트 애널리틱스에서 선정된 분만 세 분인데, 이는 어느 대학에도 뒤지지 않는 높은 성적입니다. 임용담당부서에서 지속해서 상위 1% 피인용 연구원을 찾고 있습니다. 적당한 분을 찾으면 해당 학과에 알리고 그 연구원에게 연락을 취합니다.

 

아이 카노
기획부서에서는 어떻게 그 모든 정보를 수집하여 차세대 연구 분야를 결정하나요?

 

송성진 부총장
사실 특별히 예측할 방법은 없습니다. 그저 최선을 다할 뿐이지요. 예를 들어, 어떤 분야가 뜨게 될지 안다 해도, 그 분야에 사람이 없으면 어쩌겠습니까? 교수 임용은 쉽지 않습니다. 할 수 있는 일을 꾸준히 찾아서 해나갈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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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 송성진
성균관대학교(SKKU)부총장 성균융합원 원장 성균관대학교 기계공학부 교수

송성진 교수는 1981년 서울대학교에서 기계공학 학사 학위를 취득하고, 1983년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기계공학 석사, 1991년 아이오와 주립대학교(Iowa State University, 미국 아이오와 주 에임스 소재)에서 엔지니어링 역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1983~1987년 대우중공업(주)(대한민국 인천 소재)에서 근무했다. 1993년부터 5년간 조선대학교(광주)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1998년부터 성균관대학교(수원)에 재직하고 있으며 현재 기계공학부 교수이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부총장이자 성균융합원 원장으로 재임하고 있다. 그 밖에 기획예산 부총장, 공과대학장, 공학교육혁신센터 센터장, 공학교육혁신허브센터 센터장 등을 역임하였으며, 한국공학교육혁신연합의 초대 회장 및 한국공학교육학회 부회장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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